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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회연서원 매화꽃을 보기 위해 다녀왔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가지치기로 인해 아름다운 매화꽃은 만날 수 없었습니다.

 

성주 회연서원 매화 탐방


성주 회연서원은 대한민국 성주에 위치한 서원으로 봄이 되면 아름다운 매화꽃이 피기 때문에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입니다. 해마다 수천 명의 인파가 성주회연서원을 찾아 매화의 절경을 감상합니다.

 

성주 회연서원 모습
하지만 가지치기로 인해 2023년에는 매화꽃을 감상할 수 없답니다.

성주 회연서원의 역사

성주 회연서원은  조선 선조 때의 대유학자이며 문신인 한강 정구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고, 지방민의 유학 교육을 위하여 그의 사후인 인조 5년(1627) 제자들이 뜻을 모아 세운 서원입니다. 오늘날 성주 회연서원은 아름다운 매화나무로 유명해지면서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수백 그루의 매화나무가 있는 곳으로, 봄이면 꽃을 피우는 섬세한 분홍색과 흰색 꽃이 멋진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매화꽃은 재생과 희망의 상징이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줍니다. 성주 회연서원의 매화나무는 유교적 가치관인 충효, 어르신 공경을 상징합니다. 꽃은 또한 교육과 학습의 중요성을 일깨워 줍니다. 매화나무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유교적 가치를 일깨워 줍니다.

이처럼 성주 회연서원은 매화꽃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지만 2023년에는 매화꽃을 감상할 수가 없습니다. 

 

혹시 매화꽃을 보기 위해 회연서원을 계획하고 있으시다면 발걸음을 다른 곳으로 향하시길 바랍니다.

 

성주 회연서원 매화꽃
성주 회연서원 매화꽃 현재 모습 (2023.3.18)

작년에 방문했던 성주 회연서원의 매화꽃 모습은 아래 글을 참고하세요.

청송 얼음골 가는 길에 아이와 함께 썰매 타기


기나긴 겨울방학 집에만 있다 보니 활동을 하고 싶어 청송 얼음골로 향했습니다. 여름에도 시원한 곳인데 겨울에는 더욱 추워지는 동네입니다.

청송 얼음골의 웅장한 모습은 참으로 장관입니다. 과거에는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되어 있었는데 지금은 안전상의 이유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청송 얼음골청송 얼음골 모습
청송 얼음골 과거에는 안에 들어 갈 수 있었지만(좌) 지금은 들어가지 못하도록 펜스와 안내문(우)이 있습니다.


전에 안쪽으로 들어가서 사진을 찍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위험한 행동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위쪽은 햇빛에 노출이 되어서 언제 얼음 덩어리가 떨어질지 모르니까요.

사실 얼음골은 여름에 오면 정말 시원한 물줄기를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어쩌다 보니 여름, 겨울 그냥 한 번씩 방문하는 코스가 되었습니다.

청송 얼음골 폭포
청송 얼음골의 인공폭포 모습


아무튼 이 동네도 날로 발전을 하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옥계 겨울 스케이트장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스케이트보다는 그냥 어릴 적 놀던 썰매를 타는 곳인데 오천 원을 내면 하루 종일 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금방 체력이 방전이 되는 것이 함정... 아무튼 어묵 국물이 아쉬웠습니다.

좀 더 지나면 기다리는 부모를 위해서 오뎅국과 커피등을 팔 것 같네요.

요금은 현금만 받고 카드 결제를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요즘이 어떤 시대입니까? 계좌 이체 알림 소리를 듣고는 주인장이 바로 썰매를 내주시더라고요. 정말 편한 세상입니다.

청송에서 썰매 타기
청송 얼음골에서 썰매 타기

처음 썰매를 타다 보니 의욕만 있지 제대로 앞으로 나가지 못합니다. 한참을 타더니 어깻죽지가 아프다고 하네요.

썰매 타는 방법

썰매라는 것이 앉을 만한 널판 바닥에 적당한 높이의 각목을 나란히 붙이고 쇠줄을 박아 얼음 위에서 잘 미끄러지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은 힘으로도 앞으로 씽씽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일단 썰매 위에 쪼그리고 앉거나 무릎을 꿇고 타는데, 끝이 뾰족한 쇠꼬챙이를 꽂은 송곳이 있어야 앞으로 나가고, 방향전환을 하거나 멈출 수 있습니다.

하지만 썰매를 처음 타면 송곳을 너무 앞쪽으로 찍거나 송곳으로 자신을 찍을까 봐 겁이 나서 팔을 벌리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체력을 방전시키는 원인입니다.

팔은 붙이고 앞쪽이 아닌 편하게 움직이는 팔의 각도 안에서 밀어주면 잘 나갑니다. 만일 아이들이 어려워한다면 어쩔 수 없이 아빠가 등장해서 앞에서 썰매를 끌고 자녀들은 줄로 연결된 썰매를 대여받아서 기차놀이처럼 움직이면 됩니다.

썰매로 할 수 있는 놀이

  • 모두가 줄로 연결해서 움직이는 기차 놀이
  • 일정한 지점까지 먼저 도착하면 이기는 놀이
  • 편을 나눠 계주로 경주하는 놀이
  • 술래를 정해서 술래보다 뒤처진 사람이 술래가 되는 놀이
  • 작은 공을 치면서 골을 넣는 놀이


아이들과 썰매를 타고 청송 얼음골의 웅장함을 보다 보니 하루가 너무 짧네요.

어른들의 허상을 지적하는 [어린왕자] 중에서

 

"나는 어린왕자가 살던 별이 소행성 B612호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 그 행성은 딱 한 번, 1909년 터키 천문학자에 의해 망원경에 잡힌 적이 있었다. 당시 그는 국제 천문학회에서 자신의 발견을 훌륭히 증명해 보였다. 그러나 그가 입은 옷 때문에 아무도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어른들이란 모두 이런 식이다

 

터키의 한 독재자가 국민들에게 서양식 옷을 입지 않으면 사형을 처한다고 강요한 것은 소행성 B612호의 명성을 위해서는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그 천문 학자는 1920년에 매우 멋있는 옷을 입고 다시 증명을 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모두들 그의 말을 믿었다."

 

어린왕자 이미지
어른들의 허상을 지적하는 [어린왕자] 중에서

 

어린왕자 중에서 좋아하는 구절입니다.

 

우리는 어른이 되면서 정말 중요한 것들을 보지 못하게 될까요?

그냥 겉모습으로 섣부른 판단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알면서도 그 편협한 시각을 바꾸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어른들 보다 더 성숙한 아이들의 깊고 따뜻한 마음이 흠칫 놀라게 합니다.

 

오늘도 그냥 책 속의 남겨진 명언을 되씹어 보면서 반성해 봅니다.

겨울철 건조한 베란다의 수국 살리기

 

수국(水菊·hydrangea)의 아름다운 꽃은 초여름에 볼 수 있습니다. 커다란 꽃에 매료되어 집으로 모시고 왔는데 생각만큼 키우기 쉬운 식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아직까지는 죽지 않고 잘 자라고 있지만 건조한 겨울철 베란다에서 말라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의 집 베란다는 햇볕이 잘 들어와서 오히려 겨울에 나무들이 쑥쑥 자라고 있습니다. 파인애플도 먹고 던져놨는데 뿌리가 내려 지금도 안 죽고 버틸 정도로 따뜻합니다. 하지만 인간인 저는 베란다가 춥기 때문에 식물들을 살펴보는 것에 소홀해집니다. 결국 여행을 다녀오니 로즈마리는 고사했습니다. 

 

수국 잎이 살아나는 모습 관찰

수국 잎도 처져 있길래 얼른 욕실로 옮기고 충분하게 물을 줬습니다. 그랬더니 어느덧 활기를 다시 찾았습니다. 대략 3시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수국 관찰
처진 잎들이 다시 살아나는 수국 모습

 

아이들과 함께 관찰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30분 단위로 살펴보면 물을 먹고 달라지는 수국의 잎들을 볼 수 있습니다. 생명의 위대함이란...

수국 관찰 이미지
물을 주면 잎이 살아나는 수국의 모습

 

아무튼 겨울을 잘 보내야 수국의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있습니다.

 

수국 번식 방법

수국은 삽목을 통해서 번식이 가능합니다. 다만 꽃 눈이 생기기 전에 잘라 물에 담가 두셨다가 삽목을 하시면 뿌리가 나옵니다. 이때 잎은 2~3개 정도만 남겨 두시면 됩니다.

 

수국 꽃 색깔의 변신 방법

수국 꽃의 색깔은 꽃 안에 들어 있는 색소에 의해 결정됩니다.  델피니딘(delphinidin)이라는 색소는 알루미늄 이온과 결합하면 파란색이 됩니다. 즉 흙이 산성이면 알루미늄이 수국의 뿌리로 흡수되면서 파란색이 됩니다.

 

만일 파란색을 원한다면 백반을 물을 녹여 뿌려주면 됩니다. 반대로 석회 가루(달걀 껍질)를 뿌려주면 흙이 염기성으로 바꾸고 알루미늄이 녹지 않는 앙금이 되어 뿌리에 흡수가 되지 않기 때문에 분홍색이 됩니다. 

 

수국의 꽃눈이 잘 생기는 방법

겨울 휴면기를 잘 지켜줘야 합니다. 즉 겨울을 보내야 봄에 깨어나 오랫동안 꽃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가을 햇볕을 잘 봐야 꽃눈이 생긴답니다. 눈꽃이 겨울을 머금고 초여름에 꽃망울을 터뜨립니다. 그런데 우리 베란다에서는 월동을 안하고 1년 내내 저렇게 푸른 잎입니다.

교과서 표지에 누구나 한 번쯤은 낙서를 한다

 

어릴 적 교과서를 받아 오면... 교과서가 상하지 않도록 아버지는 수명을 다한 달력을 들고 와서는 하얀 뒷면이 나오도록 교과서를 감싸 주셨다. 그리고는 힘이 들어간 필체로 교과서 명을 적어주셨는데... 나중에는 비닐로 감싸주셨다. 이처럼 학년이 올라가고 교과서를 받아오면 가족들이 둘러앉아서 커버를 씌우는 일이 재미있었다. 어느 순간 잘 재단이 된 보호 비닐이 문방구에서 팔았지만 아버지가 직접 만들어 주시는 것이 더욱 견고해서 좋았다. 

 

그렇게 보호 커버를 씌운 교과서에는 낙서를 할 수 없었지만... 사춘기 시절이 되면서 책 커버도 필요 없게 되었고... 교과서 표지에 낙서를 하는 즐거움에 빠졌다. 누가 더 기발한 글자를 만들어 내는지 총성 없는 전쟁이었지만 언제나 해피엔딩이다.

 

낙서의 목적은 상대방을 그리고 나를 웃게 만들기 위함이니까. 
그리고 어쩌면 수업에 앞서, 마음을 가볍게 하기 위한 의식인지도 모른다.

 

초등학교 교과서 낙서 이미지
순함과 악함 그리고 북어가 되어 버린 초등학교 3학년 교과서 표지 제목

 

이제 막 초등학교 3학년을 마친 딸아이의 책걸이를 하기 위해 무거운 가방에서 교과서를 하나 둘 꺼냈다. 역시나 딸아이도 교과서 표지에 낙서를 멈출 수 없었나 보다. 제목에 덧칠해서 바꾼 교과명을 한참을 바라보며 나의 아버지가 아른거리고, 사춘기 시절 내 모습이 스쳐 지나가고, 친구들과 함께 키득키득 웃었을 딸아이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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