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에 전주에서 살았지만 이렇게 관광의 도시가 될지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과거 남중학교를 다녔는데 등교 길에 최루탄 냄새와 잿더미로 변해 있는 거리를 보면서 다녔는데 그곳이 지금은 한옥마을이 되어 있습니다. 시장이 인적해서 가끔 수업 시간이면 낡은 트럭에서 두부나 계란 팔아요~라는 늘어진 테이프 녹음 소리도 들렸던 너무도 평범했던 그 거리가 이렇게 많이 변했습니다.
당시 남중학교는 현재 전라북도 지방병무청에서 풍남동 동부시장 쪽에 학교가 있었는데... 너무 오래전이라 지도에서 정확한 위치를 찍을 수가 없겠네요. 그냥 느낌상 한옥마을 제1무료 공영주차장이 이전에 남중학교 있던 자리인 것 같습니다.
차비를 아껴 오락실을 가기 위해 남중학교에서 평화동까지 걸어 간적도 많았는데, 지금 구글 지도를 찾아 보니 남중학교가 평화동으로 이전을 했습니다. 그것도 모교인 평화 초등학교 근처라서 깜짝 놀랬습니다.
지도를 보고 있으니 괜시리 그 시절이 그리워 집니다. 당시 평화동은 논이 많던 시골이었고, 친구들과 먼 거리를 돌아 다니며, 사슴벌레와 송사리 잡고 다녔는데 말입니다. 우리집 아이들은 아빠는 그렇게 놀고 다녀서 좋았겠다고 하네요. 지금은 그렇게 놀러 다닐 친구도 장소도 없거니와 시간도 없으니까요.
아무튼 아내와 자녀들이 전주 한옥마을에 대해 물어 보지만... 저 또한 너무 달라져 버린 한옥 마을이 그저 신기할 뿐입니다. 그 당시 아무런 볼거리 없던 거리였는데, 아니면 내가 아무것도 안 보고 다닌 건지? 아니면 기억 상실증이 걸린 건지 모르겠지만... 한적한 그 골목길들이 이제는 너무 많은 관광객이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으니 놀랍기만 합니다.
전주 한옥마을 관광지도
남중학교와 평화동까지 그렇게 걸어다녔지만 이제는 전혀 방향 감각을 못 잡고 헤매고 다녔습니다. 너무 오래전의 전주 모습은 없어져 버렸고, 너무 변해버린 전주 여행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한옥 마을 관광지도를 다운 받아야만 했습니다. 하기사 전주는 가볼만한 곳이 풍부하기 때문에 제대로 여행하기 위해서는 관광지도는 필수 아이템인 것 같습니다.
사실 전주 여행은 제대로 돌아 보지 못했습니다. 이상하게도 너무 가까이에 있으면 홀대하는 버릇이 여전해서 평가절하 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경기전의 시끄러운 매미 소리와, 지금은 아름다운 건축물로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전동성당을 그 당시에는 몰라봤습니다. 하기사 당시에는 풍남문 보다는 시장에서 넘어오는 고소한 참깨향과 군것질 거리가 더욱 마음이 쏠렸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