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 한 장이라는 시는 재가 되어 버린 쓸모 없어진 연탄을 통해 저자는 뜨거운 사랑이야기를 전해줍니다. 그 쓸모없어지는 과정을 통해 내가 얻었던 따스함을 상기시키면서 감사하게 만듭니다. 몸도 마음도 추워지는 계절에 작품을 읽어 내려가면 감동이 배가 되어 다가옵니다.
겨울을 나기 위해 연탄을 쌓던 풍경들은 사라졌지만... 안도현 시인의 연탄 한 장을 읽으면서 옛 필름을 돌려봅니다. 그 시절이 아무 걱정도 없이 뛰어놀던 시절이 그립습니다.
관심과 배려가 점점 사라지는 요즘이지만
아직, 태워야 할 뜨거움이 내 속에 남아 있길 소망해 봅니다.
연탄 한 장 - 안도현
또 다른 말도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이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 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네, 나는.
시집 <외롭고 높고 쓸쓸한>(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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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부분만 필사하려다가 시 전체를 담았습니다. 필사를 통해 글씨도 마음도 힐링되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