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면 와우 호텔을 왜 추천하는가?
갑작스런 여행의 설레임...
잠시 설레임을 뒤로 하고 여행 계획을 짜기로 했다.
신년을 맞이하기에는 가족탕에서 함께 목욕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항에서 가까운 백암 온천을 다녀올까???
그렇다면 숙소는???
갑작스런 여행에서의 큰 걸림돌은 역시 숙소 구하기였다.
당장 내일 떠나야 하는 일정에 저렴한 숙소는 찾기 어려웠다.
백암온천 그리고 민물생태박물관 일정을 잡았지만 숙소 구하는 것이 어려웠다.
그때 번듯 생각난 곳이 이전에 들었던 북면 와우 호텔!!!
갔다 온 사람들이 가족 호텔이라서 아이들과 가기 좋다는 평들을 해줬다. 특히나 노래방이 있는 곳에 가면 아이들 엄청 좋아 한다는 것이다.
'그래~ 가족 호텔이고 가족탕도 있다니... 분위기나 환경이 뭐 좋겠지???'
울진 여행을 포기하고 북면 와우 호텔로 급선회했다. 하지만 그것도 숙소 예약이 완료되어야 가능하다는 것~~!!!
열심히 인터넷을 서핑하기 시작했다. 역시나 급하게 예약하는 것이라 노래방이 딸린 방들은 이미 품절이 되고 말았다.
아쉬운데로 디럭스방을 골랐다. 가격은 할인해서 6만 6천원 정도였다.
그런데 주의 사항이 입실 시간이 저녁 6시란다.
또 이것은 뭔가??? 예약하고 보니 그 동네에서 할 것이 없었다.
억지로 청도 프로방스와 소싸움을 구경할 일정을 엮었다.
그리고 출발~~~
하지만 1월 1일에는 청도에서 소싸움을 하지 않는다. 이미 왕중왕도 선발해 버린 상황...
다음 목적지 청도 프로방스... 실망스러웠다. 겨울이라서 그런가???
빛 축제는 차라리 울산 빛 축제가 더 좋아 보였다.
비싼 입장료에 선듯 내리지 못하고 차로 여러번 구경하고 호텔로 향하기로 했다.
물론 소싸움을 구경하기 위해 다음에 여행 하기로 하면서 말이다.
청도를 지나 와우 호텔을 향했는데 겨울이나 해가 저물어 어두웠다.
외각 도로를 한참 달리고 달렸다.
아내랑 차에서 정말 아무것도 없는 시골에 호텔 하나 있나 보다라고 생각을 했다.
그렇게 도착한 그곳은 생각과는 반대로 온통 모텔 촌이었다.
조금 황당하고 무슨 이런 곳이 다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대실 그리고 커텐이 있는 주차장들이 있었다.
이제 막 8살 된 아들이 물었다.
"아빠 왜 커텐이 있어?"
"응 차가 추울까봐 설치 했나봐..."
뭐 여기까지는 그렇다고 하자....
올라가니 한 가족이 대기실에서 앉아있었다. 그리고 들리는 대화 내용
'아직 청소를 안 되어서 기다려야 한데...'
혹시나 우리 방도 그런가 물어봤더니 바로 안내를 해줬다.
3층으로 올라 가니 6시인데 청소를 하고 계신다.
저절로 고개가 갸우뚱~~
가족 호텔??? 전형적인 사기다.....
북면 와우 호텔
북면와우호텔
난 오후 6시 입실이라 다음 날 오후 2시나 4시 정도에 퇴실하는 줄 알았다.
그래야 이 늦은 시간에 청소하는 것이 이해가 될 것 같았다.
가족탕이 구비되어 있으니 마음껏 즐기다 다음 날 느긋하게 퇴실하라고 말이다.
그런데 아니었다. 6시에 입실이지만 다음날 11시 퇴실이다.
여타 다른 곳과 같았다. 다만 이곳 저곳에 대실에 대한 안내문들...
그렇다. 말만 가족 호텔이었다.
여기서 잠깐 생각해 보라.
당신이 쓰기 전에 누군가 대실을 사용했다면...
물론 대실 말고도 전날 누군가 숙박으로 묵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 편하다.
하지만 보통 가족 호텔이라면 가족 단위의 숙소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 가족 단위로 대실을 하지는 않을 것 같고 그렇다면 대실은 무슨 의미일까???
또한 대실의 문제점은
청소와 환기를 하기엔 너무 적은 시간이다.
들어 간 순간 화장실 냄새와 눅눅하고 꿰꿰한 냄새.
음산한 불빛과 함께 코에 달라 붙었다.
사진 속 아늑한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침대 옆에 보이는 샤워장은 이상야릇한 모습을 연출했다.
용변을 보는 모습까지도 지켜봐야 할 판이다.
이런 곳이 정말 가족 호텔이란 말인가???
아니 그것을 떠나서 정말로 "가족"이란 단어를 붙일 수 있는가???
하지만 이 생각도 잠시 샤워실 반투명 문을 통해 밀려오는
진득하고 습한 알 수 없는 불쾌한 냄새가 엄습해 왔다.
샤워실 문틈을 실리콘으로 다 막고 싶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넘어 오는 냄새 만큼 서서히 분노와 실망이 커졌다.
이런 곳이 "가족" 호텔이라고???
완전히 속은 느낌이 들었다. 아니 속았다.
"어버이"라는 좋은 의미의 단어를 차용한 모 단체와 같이 알 수 없는 호텔이었다.
조명은 왜 이렇게 어둡게 했는지... 정말 답답했다.
만약 나의 경험이 단순히 디럭스실이라서 그렇다면 정말 다행일지도...
하지만 다시는 와우 호텔을 찾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VIP, VVIP라도 가고 싶은 마음이 없다.
물 때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의 샤워실에서 과연 무엇을 즐겨야 할까?
내가 너무 깨끗한 척 하나??? 내 코가 너무 민감한가??? 그것은 모르겠다.
하지만 절대 북면 와우 호텔은 비추천이다.
특히나 아이들과는 말이다.
호텔을 빠져 나오는 날 아내는 한 마디 했다.
"조식 예약은 안하길 잘 했어. 그리고 이번 숙소는 정말 아니다."
뒤에서 듣고 있던 아들 녀석이 창밖의 광경을 보면서...
"그럼 다음에는 모텔로 갈까?"
도대체 북면 와우 호텔을 왜 추천하는가? 그 이유가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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