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베르토 에코가 말하는 프랑스인


프랑스인들은 게으르고, 사기를 잘 치며, 복수심이 강하고, 샘이 많으며, 오만하기가 그지없어서 프랑스인이 아닌 사람은 야만인이라고 생각하고, 남의 질책은 죽어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프랑스인이 저희 존속에게 결함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게 하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프랑스인 앞에서 다른 민족을 두고 험담을 하는 게 바로 그 방법이다. 예를 들어 <우리 폴란드 사람들에게는 이러저러한 결점이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이다. 그러면 프랑스인들은 어느 분야에서든 남에게 뒤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즉시 <아이고, 말도 마시오, 여기 프랑스에서는 훨씬 심해요> 하는 식으로 응답하고 저희 프랑스인들을 마구 헐뜯다가 제가 함정에 빠졌음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나서야 입을 다문다.


프랑스인들은 남을 사랑하지 않는다. 남 덕분에 이익을 볼때조차 그러하다. 프랑스의 식당 주인은 세상 누구보다 입이 험하고, 마치 손님들이 싫어서(이건 아마도 사실일 것이다) 없어지기를 바라는 것만 같다(프랑스인들은 매우 탐욕스러우니 이건 사실이 아닐 게다). 일 그로뉴 투주르(그들은 노상 툴툴거린다). 그들에게 무언가를 물어보라, 필시 세 파, 무아(낸들 알겠소) 하면서 마치 입으로 방귀라도 뀌듯 입술을 삐죽 내밀 테니.

 

프랑스인들은 악독하다. 심심파적으로 사람을 죽일 정도다. 여러 해 동안 시민들끼리 서로 목을 베는 데에 혈안이 되었던 사례를 그들 말고 세상 어느 민족에게 찾을 수 있으랴. 나폴레옹이 그들의 분노를 이민족들 쪽으로 돌려서 유럽을 파괴하기 위한 대오를 짓게 한 것은 그들 편에서 보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 움베르토 에코가 말하는 프랑스인

 


이제는 더 이상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1932.1.5~2016.2.19)의 새로운 작품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이 너무도 아쉽다. 처음 그의 작품 [장미의 이름]을 읽던 그 긴 밤들이 생각난다. 도무지 궁금해서 쉽게 덮지 못했던 장편소설...


노르트담 대성당 목조 모형

  

소설의 막바지에 이르면 늙은 수도사의 광기로 결국 수도원이 불타 버리게 되는데... 공상 속에 사라져 버린 것은 다시 상상으로 만들면 되지만... 


전 세계의 소중한 유산 중에 하나인 파리 노트르담 대 성당이 화염 속에 속절없이 녹아 내려 버렸다. 너무도 허망하지만 그래도 빠른 복구가 이뤄지길 빌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