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의 길은 낙엽들로 가득하다.

무심코 걸어 다닌 그 길...

때로는 침도 뱉고... 껌도 뱉고... 담배 꽁초에 주머니 쓰레기까지 다 버렸는데도...
그 길이 깨끗한 이유는 새벽마다 청소하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세상을 갈라놓는 듯한 천둥 소리에도...
그 분들이 있기에 상쾌하게 그 길을 걸을 수 있다.

하지만 노후된 장비와 허름한 복장...
조그마한 빗자루로 세상을 다 쓸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애써 모아도 자동차 지나치는 바람에도 흩어지는 거리의 오물들...
보다 효과적인 장비가 필요하다.

이곳 체코에서는 낙엽을 치우는 것도 간단하다.
강아지 똥만을 전문적으로 치우는 오토바이도 있다.
인도를 올라와 청소하는 차도 있다. 

체코 프라하의 낙엽을 모으는 모습이 신기하기만 하다.



그렇기에 아파트 놀이터의 모래사장도 한번 흩어주고 가는 여유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프라하 단풍체코 프라하 가을 낙엽



낙엽[落葉] - 레미 드 구르몽(Remy de Gourmont)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

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 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리니

가 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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