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의 묘지


프라하의 게토에 이 묘지가 생긴 것은 중세때였는데, 게토의 유대인들은 애초에 허가된 테두리를 벗어나 묘지를 확장할 수가 없었던 터라 수백 년 동안 무덤 위에 또 무덤을 쓰는 식으로 약 10만 구의 시신을 여기에 묻었다. 그에 따라 비석들은 갈수록 빼곡하게 들어차서 서로 등을 기댈 지경에 이르렀고, 유대인들이 화상을 두려워하는 탓에 초상화 하나 새겨져 있지 않은 비석들에는 그저 딱총나무의 검은 그림자만 드리워 있었다. 아마도 판화가들은 묘지의 기이한 풍광에 매료되었을 것이고, 이 비석의 버섯밭을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휘어지는 황야의 관목처럼 묘사함으로써 그 음산한 분위기를 과장했으리라. 그들의 판화를 보면 이 묘지는 늙은 마녀가 입을 크게 벌려서 흉측한 이빨들을 드러내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상상력이 더 풍부한 판화가들은 묘지에 달빛이 비친 광경을 형상화하고 있었다. 나는 그 판화들 덕분에 마녀 집회를 연상키시는 그런 분위기를 활용할 수 있으리라 확신하게 되었다. 나는 거기에 유대교 랍비들이 모여 있는 광경을 상상했다. 비석들은 마치 지진이 일어나서 포석들이 삐죽삐죽 솟아오른 것처럼 이리저리 기울어져 있고, 그 사이사이에 랍비들이 외투로 몸을 감싸고 두건으로 머리를 가친 차림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모두가 희끗희끗한 염소수염을 길렀고 몸이 구부정하다. 그들은 자기들이 몸을 기대고 있는 비석들처럼 비스듬하게 선 채로 음모를 꾸미는 데 몰두해 있다.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는 유령들이 하나의 숲을 이루고 있는 형국이라. 그들의 한복판에는 랍비 뢰브의 무덤이 있으니, 이 랍비는 모든 유대인의 원수를 갚기 위해 진흙으로 골렘이라는 괴물을 창조했다는 바로 사람이다.


 - 프라하의 묘지, 움베르토 에코, p. 326~327



움베르토 에코가 묘사한 독일인 


  독일인들은 내가 겪어 보기도 하고 그들을 위해 일한 적도 있어서 잘 알거니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인류의 가장 낮은 수준에 해당한다. 독일인 한 명이 평균적으로 생산하는 인분의 양은 프랑스인에 비해 갑절이나 많다. 뇌 기능을 저하시킬 만큼 장 기능이 지나치게 활발하다는 점, 그게 그들의 생리학적 열등성을 입증한다. 야만적인 침략을 일삼던 시대에, 게르만족 무리들은 어디를 거쳐 가든 상궤를 벗어난 엄청난 똥 무더기로 저희의 자취를 남겼다. 어디 그뿐이랴, 지난 몇 세기 동안에도 프랑스에서 알자스 지방을 거쳐 독일로 가는 여행자는 길가에 누어 놓은 대변이 보통 사람의 똥자루보다 왕청 굵은 것을 보면 자기가 국경을 넘었다는 것을 단박에 알아차렸다. 그 정도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는 듯, 독일인들은 액취증, 그러니까 땀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는 증상이 유독 심하다. 또한 다른 종족들의 오줌에는 질소가 15퍼센트 정도 들어 있는데 독일인의 오줌에는 20퍼센트나 들어 있다는 사실도 입증된 바 있다.

 

  독일 사람들은 맥주를 너무 많이 마시고 돼지고기 소시지를 과도하게 포식하는 탓에 언제나 장이 불편한 상태로 살아 간다. 나는 딱 한 차례 뮌헨으로 여행을 갔다가, 어느 날 저녁, 신성을 잃은 대성당이라 할 만큼 웅장하고, 안개 낀 영국 항구처럼 연기가 자욱하며, 돼지기름과 비곗살의 악취가 진동하는 건물 안에서 그들을 보았다. 그들은 남녀가 쌍쌍이 앉아서, 코끼라나 하마 같은 동물들 한 무리가 와도 너끈히 길증을 풀어 줄 수 있을 법한 커다란 맥주 항아리들을 두 손으로 감싼 채, 마치 코를 킁킁거리며 서로 냄새를 맡는 두 마리 개들처럼 얼굴을 맞대고 야만스러운 애욕의 말들을 주고받으면서 시끄럽고 천박한 웃음, 목구멍소리가 많이 섞인 그들 특유의 탁한 웃음을 터뜨려 댔다. 그들의 얼굴과 팔뚝에는 개기름이 번들거려서, 마치 살갗에 기름을 바른 고대 원형 경기자의 격투기 선수들처럼 보였다.

 

  그들은 알코올을 <가이스트>, 즉 정기라고 부르면서 그것을 입안에 쏟아 붓지만, 맥주의 정기는 그들을 젊은 시절부터 바보가 되게 만든다. 라인 강 너머 독일에서 흥미로운 예술 작품이 도통 나오지 않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예술 작품이라고 해봐야 혐오스러운 얼구을 그린 그림 몇 점과 따분하기 짝이 없는 시들이 고작이다. 그들의 음악에 대해서는 이러고저러고 논할 말이 없다. 바그너의 그 요란스럽고도 장송곡 같은 음악이 이제 프랑스인들마저 바보로 만들고 있다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고, 내가 조금 들어 본 바로 판단하건대 바흐가 작족한 것들은 화음이 빈약하기 짝이 없는 데다 겨울 아침처럼 차가우며, 베토벤이라는 자의 교향곡은 상스러움의 난무라 할 만하다.

 

  독일인들은 맥주를 너무 많이 마신 탓에 저희의 상스러움을 전혀 깨닫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거니와, 그 상스러움의 극치는 저희가 독일인임을 수치스럽게 여기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탐욕스럽고 음란한 루터 같은 수도사(수도사가 수녀원에서 도망친 수녀와 결혼한다는 게 웬말이냐?)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그 이유라는 게 고작 성경을 저희 언어로 번역한답시고 황폐하게 만들었다는 것 뿐이다. 누가 그랬던가? 독일인들은 유럽의 두 가지 중요한 마취제, 즉 알코올과 기독교를 남용한다고.

 

  그들이 저희 자신을 심오하다고 여기는 것은 그들의 언어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독일어는 프랑스어만큼 분명하지 않고 이르고자 할 바를 정확히 나타내지 못하므로, 독일인들은 저희가 말을 해놓고도 그 말뜻을 저희가 알지 못한다 - 그런 불분명함을 도리어 심오함으로 여기는 꼴이라니. 독일인들을 상대하는 것은 여자들을 상대하는 것이나 진배없어서 절대로 그들의 깊은 손내를 측량할 수가 없다. 표현력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동사가 마땅히 있어야 할 자리에 있지 않아서 문장을 읽을 때 마다 고심하면서 눈으로 찾아야 하는 언어, 불행하게도 할아버지는 그런 언어를 배우라고 내가 어렸을 때부터 강요하셨다 - 할아버지는 이탈리아에 대한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나쁘지 않게 여기셨으니 그리 놀랄 만한 일도 아니다. 그래서 나는 그 언어를 싫어했고, 나에게 그 언어를 가르치러 오던 예수회 수도사가 막대기로 손가락을 때렸기에 더더욱 싫어 했다.

 

- 프라하의 묘지, 움베르토 에코, p. 19~22.

 

 

프라하의 묘지 세트
국내도서
저자 :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 / 이세욱역
출판 : 열린책들 2013.01.15
상세보기



  1. BlogIcon .. 2015.01.18 09:07 신고

    움배르트 에코 정신병자인 줄..


  유대인들, 그들에 대해서 내가 알고 있는 거라곤 그저 내 할아버지가 나에게 가르쳐 주신 것밖에 없다. 할아버지는 내게 이르셨다. [그들은 신을 믿지 않는 민족의 전형이니라. 행복은 저승이 아니라 이승에서 실현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삶의 바탕으로 삼고 있지. 그래서 오로지 이 세상을 정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게다.]

  내 어린 시절은 유대인들의 유령 때문에 음울해지고 말았다. 할아버지의 묘사에 따르면, 우리를 염탐하는 그들의 눈은 우리를 질리게 할 만큼 위선적이고, 미소는 끈적끈적하며, 하이에나를 닮은 입술은 이빨이 드러나도록 위로 말려 올라가 있고, 눈빛은 투미하고 탁하고 멍하며, 코와 윗입술 사이에는 언제나 증오심과 불안감을 드러내는 주름이 잡혀 있고, 코는 남반구에 사는 어느 새의 흉측한 부리를 닮았으며...... 눈알, 아, 그 눈알을 볼작시면...... 구운 빵 빛깔의 눈동자에 신열이 오른 챌로 뒤룩거리면서 간에 병이 있다는 것을, 다시 말해서 1천 8백 년을 이어 온 증오심에서 비롯된 분비물 때문에 간이 썩어 버렸다는 것을 보여 준다. 눈을 자꾸 찡그림으로써 눈가에 자글자글하게 생겨나는 잔주름은 나이가 들면서 더욱 도드라져 보이기 때문에 유대인은 스물 살만 되어도 벌써 늙은 이처럼 시들해 보인다. 그들의 눈웃음을 칠 때면 부풀어 오른 눈꺼풀이 반쯤 감기면서 보일 듯 말 듯 가느다란 선을 남기는데, 혹자는 그것을 교활함의 증표라고 말하나 하랑버지는 음욕의 증표라고 분명히 이르셨다. 내가 말귀를 알아들을 만큼 성장했을 때, 할아버지는 다시 일깨워 주신 바에 따르면, 유대인은 에스파냐 사람처럼 허영심이 강하고, 크로아티아 사람처럼 무지하며, 집시처럼 뻔뻔하고, 영국인처럼 더러우며, 칼미크 사람처럼 기름기가 많고, 프로이센 사람처럼 오만하며, 피에몬테 지방의 아스티 사람처럼 험담을 잘할 뿐만 아니라, 발정을 억누르지 못해 간통을 쉽게 저지른다 - 그 주체할 수 없는 발정은 할례에 기인한 것으로서, 돌출물의 끄트머리 살 가죽을 끊어 내는 할례는 크기가 왜소한 것에 비해 해면체가 발달하는 괴이한 불균형을 야기함으로써 그들이 더욱 쉽게 발기하도록 만든다.

 

 - 프라하의 묘지, 움베르토 에코, p. 16~17.

프라하의 묘지 세트
국내도서
저자 :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 / 이세욱역
출판 : 열린책들 2013.01.15
상세보기

 

프라하의 묘지에 유대인을 묘사한 부분이다. 반유대인 주의자도 아니고, 유대인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흘리기 위함도 아니다. 다만 역사적으로 그들 민족에게 닥친 아픔과 고통이 존재했고,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주변의 시선이 그들을 곱게 보지 않았다. 당시 유대인에 대한 시각과 인식들을 엿볼 수 있는 글 같아 옮겨 보았다. 부디 유대인에 대해 오해가 없길...


+ Recent posts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