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공룡 '루비'

2013. 5. 27. 17:09


아기 공룡 '루비'

 

“형~ 어딘가에서 맛있는 물고기 냄새가 나는데?”
 
아기 공룡은 엄마의 식탁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빠의 낚시터도 아닌데,

나무들 사이로 퍼지는 물고기 냄새가 마냥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형은 아기 공룡 '루비'에게 말했습니다.
“그냥 잊어버리는 것이 좋을걸...

분명 사냥꾼 짓이 분명하다고... 
이런 곳에 물고기라니 오~ 맙소사.”

 

하지만 아기 공룡 ‘루비’는 
형 ‘돌킨’이 혼자서 물고기를 독차지 하려고

속임수를 쓰는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마침 형 ‘돌킨’은 ‘루비’를 재촉했어요,
“우리 아기 공룡아~ 이젠 집에 가야해요.

엄마가 기다리겠어요. 착하지. 루비 얼릉 이리와!”

 

그런데  ‘루비’는 보이지 않았어요.
이미 ‘루비’는 이상하고 야릇한 물고기의 비릿내에 푹 빠져 버렸죠.

 

발걸음을 저절로 물고기 냄새의 근원지로 향했어요.

훌륭한 길 안내자는 바로 '루비'의 발달된 코였죠.

 

"킁! 킁! 킁!"

 

그리고 드디어 물고기 앞에 도착했습니다.

"우와~ 이렇게 커다란 물고기일줄이야.

크크크, 형에게 빼앗길 수는 없지."

 

커다란 물고기의 한번에 삼키기 위해

'루비'는 꼬리를 잡고, 입을 크게 벌렸습니다.

고개를 뒤로 젖혀 목젖이 하늘이 보도록 말입니다.

 

"아~"

 

그런데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휘이잉~"

커다란 그물이 '루비'를 낚아챘습니다.

 

다급해진 '루비'는 소리쳤습니다.

“형! 도와줘...”

 

‘돌킨’은 소리가 나는 곳으로 정신없이 달렸습니다.
“어디야! 루비!!!”

 

‘돌킨’이 도착했을 때,

이미 ‘루비’는 커다란 나무 그물에 "동동" 매달려 있었습니다.

 

“형, 어떻게 좀 해줘. 몸을 움직일 수가 없어.”

 

하지만 ‘돌킨’의 키로는 어림도 없었습니다.

"통, 통, 통"  뛰어 봤지만 소용없었습니다.

 

멀리서 사람들의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러더니 "탕~!"하는 소리가 숲 속을 가득 메웠습니다.

 

마치 천둥소리와 같았는데,

천둥소리는 하늘에서 나는 소리라면,

이 소리는 땅에서 부터 시작했습니다.

 

놀란 숲 속은 시끄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나무집에 쉬고 있던 새들도 요란하게 날아 올랐습니다. "푸드덕~"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그 천둥소리는 나무들 잎사귀를 타고 빠르게 전달되었습니다.


소리에 놀라 숙인 '돌킨'의 머리위로 무엇인가가 스쳐 지나갔습니다.

점점 소리는 커지면서 더욱 많아졌습니다.

"탕! 탕! 탕!"

"형! 제발 꺼내줘! 무서워!"

하지만 '루비'의 소리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잔뜩 겁이 난 '돌킨'은 귀를 막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돌킨'의 어깨에 무엇인가가 막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릴적 장난감에 찔린 것보다 더 큰 고통이었죠.

 

그제서야 위험을 파악한 '돌킨'은 몸을 일으켜 세웠습니다.

“루비... 엄마를 데리고 올게. 조그만 기다려...”
“형~  가지마. 무서워! 제발 꺼내줘!”
“알았어. 루비. 꼭 올께. 그러니까 조그만 기다려.”

 

‘돌킨’은 있는 힘을 다해 집으로 달렸습니다.


숲 속의 이상한 굉음을 들었지만

엄머 '레마'는 아들을 위한 저녁 준비를 한참하고 있었죠.

 

아이들의 발자국 소리를 듣자 엄마는 말했습니다.

 

“돌킨! 루비! 밖에 갔다가 들어 올 때는 씻고 와야지.

그리고 저녁을 먹자꾸나."

‘돌킨’은 대답대신 울고 있었습니다.

 

“엄마, 루비가 잡혔어요.”
“뭐라고?”
“사냥꾼들이 덫을 놓고 루비를 잡았어요.”
“거기가 어디니?”

“커다란 십자 야자나무가 있는 저희만의 비밀 놀이터요.”
“얼릉 가보자.”

‘레마’와 ‘돌킨’은 정신없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도착했을 때는...
'루비'는 사라지고, 그물의 잘린 흔적만이 남아 있었습니다.

 

‘돌킨’은 눈물을 글썽이기 시작했습니다.
“다 저 때문이에요. 엄마”

"아니야 돌킨"

"제가 그 때 겁먹지만 않아더라도."


‘레마’는 그때서야 ‘돌킨’은 상처를 보았습니다.
“아니야 돌킨 넌 최선을 다했단다.”

“엄마 이젠 어떻게 하죠? 루비는 영영 다시 볼 수 없는 건가요?”

“글쎄, 아직 모르겠구나. 기도 밖에는...”

 

나무들 사이로 하나 둘 별들이 켜지면서

저녁 하늘을 밝혔습니다.

 

그러다 ‘돌킨’은 이상한 별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엄마. 별도 집을 잃고 떨어졌나봐요."

슬픔에 잠긴 엄마는 고개를 떨군체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루비처럼 별 하나가 숲 속에서 반짝이고 있어요."


그제야 엄마는 고개를 들어보았습니다.
저 멀리 숲 속에서 희미하지만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었습니다.

 

“돌킨, 루비를 찾은 것 같군나!”


‘루비’는 의아하다는 듯이 엄마를 바라보았습니다.
“벌써, 기도의 응답을 들으셨나요?”
“그래, 돌킨... 하나님은 오직 사람에게만 불을 다루는 지혜를 주셨단다.”
“그럼 저건 별이 아니라고요? 불?”
“그래... 저기에 분명 루비가 잡혀 있을 거야.”

“엄마. 그럼 얼릉 서둘러요.”

 

"쿵! 쿵! 쿵!" 
온 숲에 지진이 일어나는 것 같았지요.

이번에는 천둥도, 사람들이 들고 다니는 이상한 막대기도 아니었죠.

바로 우리 엄마의 발자국 소리였습니다.

드디어 ‘레마’는 ‘루비’가 잡혀 있는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갑작스런 엄마의 등장에
사람들은 놀라 달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엄마는 가장 무서운 표정으로 사람들을 몰아내고 있었죠.

 

그 사이 '돌킨'은 '불' 위에 매달려 있는

'루비'를 발견하게 되었죠.


"루비"

하지만 '루비'는 '돌킨'의 소리를 듣지 못했죠.

 

아까보다 낮은 나무에 매달려 있고,
그래서 날카로운 이빨로 뜯기만 하면 되는데,

좀처럼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이글거리는 '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돌킨’은 머뭇거렸습니다.

갑자기 어깨의 통증도 다시 시작되는 것 같았습니다.

 

'저건 뭐지? 별? 아니 엄마가 불이라고 했지. 저런 것이 왜 하필 '루비'의 밑에 있담.' 

 

'돌킨'은 다시 무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의 물건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겁나기에 충분했죠.

어깨에 그것을 알리는 마크가 딱하니 찍혀 있으니까요.

 

“형! 제발 꺼내줘... 부탁이야~”

겨우 부은 눈으로 형을 발견한 '루비'는

신음소리로 겨우 소리 질렀습니다.

 

'돌킨'은 얼굴에 땀으로 범벅이 되었습니다.

아니 사실 눈물이었죠.

 

“루비! 형이 간다. 조금만 기달려...”

 

‘돌킨’은 언제가 아빠랑 함께 했던 호수를 생각해 냈습니다.

호수 속에는 달과 별빛이 가득했죠.

아빠의 어깨 위에서 별들을 향해 뛰어 들었던 기억...

 

"그래 아무것도 아냐...

그때도 아무 문제없이 해잖아! 난 할 수 있어.

루비 사랑해"

 

힘차게 뛰어 올라

'루비'를 묶고 있는 그물을 잡았습니다.

생각처럼 그물은 쉽게 끊어지지 않았습니다.

물 속을 잠수 할 때처럼 입을 더욱 꽉 물자 순식간에 밧줄이 끊어졌습니다.

 

순간 '루비'는 떨어졌습니다.

놀란 '돌킨'도 미끄러지며 떨어졌습니다.

사람들이 쌓아 놓은 장작더미 불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미명이 나왔습니다.

"으아~"

"쿵~!"


그들이 떨어진 곳은

뜨거운 장작이 아니라

때마침 달려온 엄마의 부드런 두 팔에 안겼습니다.

 

엄마는 말했습니다.

“아가들아 얼른 집으로 가자

곧 사람들이 '총'으로 한바탕 소동을 벌일거야.”

 

형 ‘돌킨’은 ‘루비’를 잡고 엄마의 등에 매달렸습니다.

엄마 ‘레마’는

사람들이 쫓아 오지 못하도록 커다란 상자를 밟았습니다.

꼬리로는 나무들을 꺾어 길을 막았지요.

 

집에 도착했을 땐...
‘돌킨’도 ‘루비’도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엄마 ‘레마’는 아이들을 잠자리에 눕히고

아이들의 상처에 약을 발랐습니다. 
그리고 '레마'는 기도했습니다.

 

“오~ 하나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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