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쯤은 자신의 이름이 남길 소망한다. 

거대한 개선문을 통과하면서 의기양양했을 황제의 모습을 떠올려 보았다.
분명 콘스탄티누스의 얼굴에는 환한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 보이며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모습 뒤로 헛된 야망을 가슴에 품고 훗날을 기약하는 속물들이 몰렸을 것이다.

인간이란 사람들의 갈채를 받으며 저 문을 통과하고픈 욕심이 생긴다.
순간 나 조차도 철조망을 뚫고 한 복판을 가로지르고 싶은 강한 충동이 생긴다.

순수한 꿈과 욕망의 경계선이 
저 개선문처럼 크고 웅장해서 단번에 구별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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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이름을 남긴다는 것. 
어찌보면 참으로 숭고한 행위이자 때로는 인간성을 포기하는 저급한 행위가 될 수도 있다.

오히려 아무런 이름도 남지 않고
오직 육신의 땀방울로 다듬어진 개선문을 지나
일용한 양식을 들고 들어선 우리의 아버지가 진정한 영웅이자 승자이다.

바람에 휘날리는 빨간 망토와 건장한 모습이 아닌
구부정하고 허름한 옷으로 몸을 감싸고 있더라도
그 희생과 사랑이 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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